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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히나]조각 픽-1 w.윤 서(무관심) 방 안 가득 퍼지는 진득한 향수의 향에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이었다. 아-향기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닌가. 아마도 옆방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누군가로 인해서겠지. 아니, 누군가도 아니네. 우리는 가족이니까.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늦은 저녁까지 쉬지도 않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저 사람은. 우리 언니는. 내게는 참으로 모진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미워할 수가 없는 사람. 난 언니로 인해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사람이니까. 난 언니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 봐-지금도 나한테 관심조차 없는 언니를 위해서 독한 향을 맡아가며 노력하고 있잖아. 하지만 이마저도 전부 무마되고 말겠지. 아무리 노력해도 날 미워하는 언니는 늘 웃고 있는 내게 하나하나 비수를 꽂는 사람이었다. 간혹 상종조차 해주지 않고.. 더보기
[백합 소설]새벽 시리즈 맛보기, 다운 w.윤 서(무관심) -이른 새벽- 이른 새벽, 늦은 밤이라기도 애매한 새벽 3시 35분 빈민가의 집 언두리는 듬뻑듬뻑 수저가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주택 촌이라도 불리기도 하는 빈민촌은 말이 좋아야 주택 촌이지 지붕은 회색빛이고, 높은 언덕을 오를 때면 숨이 차오르는 이곳은 주택 촌보다는 빈민촌이란 말이 잘 어울렸다. 그리고 여기, 빈민촌은 낮이고 밤이고 조용한 날이 없는 이곳은, 사람이라고 조용할쏘냐. 아래 내리막길을 중간 쯤 내려가다 보면 창녀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는 이곳은 새벽이라는 개념이 없다. 누군가에겐 불타는 밤, 어떤이에게는 느지막한 잠에 드는 저녁. 그리고 우리들에게 이 시간은 소금쟁이처럼 웅크리고 겨우 잠에 빠진 몸을 일으켜 일을 하러 나가는 시간이다. ‘.. 더보기
[사요히나]별의 다이어리 - 18 w.여름 꽃 하루 동안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음날. 날이 밝아 오기 무섭게 짐을 챙겨 저택을 나선 사요의 눈매가 피곤함에 날카롭게 빛났다. 고작 하루뿐인 휴식에 20년의 피로가 쉽게 풀릴 리가 없겠지. 마음 같아서는 약 1-2주 정도를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거나 최근 리사가 발견했다는 온천에 들어가 우두둑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뱉는 몸을 푹-담구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나온 건. 네가 너무 그리우니까. 빨리 찾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째서 그 흔한 사진 한 장 조차 없었을까. 아버지를 죽이기 무섭게 아이의 포스터를 지하 전체에 뿌렸다. 사진이 있었다면..좀 더 뚜렷한 실체로 아이의 얼굴을 보일 수 있었을 터인데..그러지 못 했다. 그저..저의 모든 기억력을 통합하여 아이의 생김새를 말하.. 더보기